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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갈피] 오직 두 사람 - 남은 건 오직 불편함과 찜찜함, 그리고 7편의 이야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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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갈피] 오직 두 사람 - 남은 건 오직 불편함과 찜찜함, 그리고 7편의 이야기.

메이쁘 2022. 10. 6. 09:20

안녕하세요.

 

지금까지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인상깊은 구절,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따로 메모하거나 표시하지 않다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내용 뿐 아니라 지금까지 어떤 책을 읽었는지 잊게 된다는 것입니다.

 

더이상 이렇게 느끼지 않기 위해 책을 읽고 담아두고 싶은 갈피를 작성해두려고 합니다.

물론, 주관적인 느낌대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적기 때문에

개개인마다 받아들임의 차이가 있고, 생각의 차이 또한 있기에 강요하지 않는 점 이해 바랄게요.

 

저의 북갈피를 보러 와주신 분들께 감사인사 드리면서,

시작하겠습니다!


오직 두 사람

저자: 김영하

 

개인적인 평점
★★★★☆
4 / 5

 

https://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32436451657

 

오직 두 사람 : 네이버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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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잃으며 살아간다.
여기,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그 이후'의 삶이 있다.

 

살인의 기억법,

여행의 이유,

그리고 최근에 집필하신 작별인사까지.

(또한, 알쓸신잡도..ㅎㅎ)

 

거를 타선이 없던 김영하 작가님 작품.

 

그 타선에 하나 들어가려 합니다.

 

'오직 두 사람'

 

 

진짜,

줄거리 또는 책 뒷면도 보지않고 구매한 책이

몇 권 되지 않는데

김영하 작가님의 작품,

베스트셀러 보고

쿨거래 칼구매한 책입니다.

 

역시!

놀라웠던 건

첫 에피소드인 '오직 두 사람' 스토리에 심취하며 몰입하다

맨 마지막 페이지에 쎄함을 느끼고 다음 장을 넘겼는데

갑자기 다음 에피소드?

 

띠용?

 

아!

 

목차가 이렇게 적힌 이유가 있구나.

장편 소설이 아닌

단편 소설 모음집이었구나!

 

 

총 7편으로 이루어진 단편소설 모음집 입니다.

 

하나하나 에피소드마다 레전드이고,

단편으로 묶어 출판하기 아까울만큼

몰입되고 재밌고 신선한 스토리였습니다.

 

어떤 편은 여운이 오래 남기도 했고

어떤 편은 똥 싸고 안 닦고 나온 팬티마냥 찝찝하고 신경쓰이기도 했고

어떤 편은 '?' 하며 벙찌기도 했습니다.

 

매 편마다 이런 감정을 느꼈으니

인상깊고 기억에 계속 맴돌 수 밖에..

 

 

매 편의 스토리나 감상 표현을 적긴 그렇고..

 

그냥 이 한 마디만 적고 북갈피로 넘어가면 되겠네요.

 

".. 찝찝한데 참신해. 놀랍지만 재밌기도하고 뭉클하고 짠하네..?"

 

 


"수렁에 너무 오래 빠져 있어서 수렁인 줄도 몰랐구나 싶었어요.
지금이라도 탈출하자."

 

이걸 북갈피로 선택한 이유는

제가 항상 생각해오고 다짐하던 문장과 의미가 비슷했고,

그 결과 현재 더 나은 상황 / 환경에 안착하게 되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조금씩 달아오르는 가마솥의 개구리"

 

가마솥의 개구리는 정작 자기가 죽는 줄도 모른 채

서서히 달궈지는 물 안에 가만히 있습니다.

 

뚜껑을 열어둬도 말이죠.

처음엔 차가워서 가만히 있다가

뜨거워지는줄도 모른채

가만히 있다 죽음을 맞이합니다.

 

반면,

뜨거워진 물에 들어가는 순간

바로 점프해서 뛰쳐나오죠.

 

약간 결이 다를 수도 있는데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같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생각없이 오랫동안 있다보니

여기가 무덤인 줄 모르고

깨닫기엔 늦게 되는 상황이 오는거죠.

 

객관적으로 자기의 상황을 파악하고

현재 있는 곳이 어떤지 생각하며

빠른 결정을 내리는 것.

 

뜨거워진다던지

수렁인 것을 깨달았다던지

하면 바로

빠져 나오는 .

 

 

 

"호기심은 젤리와 같아서 강한 점성이 있다."

 

"호기심은 젤리와 같다."

 

신선한 비유였습니다.

 

먹기 전까진

보이지도 않고

떼어내기도 쉽지 않죠.

 

호기심이 해소되기 전까지

계속 붙어있는 것처럼.

 

 

"수태고지가 따로 없구나."

 

수태고지 : 마리아가 성령에 의해 잉태할 것임을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알린 .

 

 

 

"우공이산이라잖아요. 두고보세요. 하루에 몇 번씩만 이렇게 해도 언젠가는 열릴 거에요."

 

우공이산 : 우직하게 우물을 파는 사람이 성과를 거둔다.

 

 

 

"돌이켜보면 나이가 어릴수록 더 행복했어요.
그럼 지금 이 순간도 최악이 아닐 수 있다는 거잖아요?
지금이 그래도 앞으로 내가 살아갈 인생에서는 가장 젊고, 제일 괜찮은 순간일 수 있다는 건데.."

 

이 책갈피가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네요.

 

과거가 현재보다 더 행복했었다.

그럼, 미래에서 지금 현재를 바라봤을 때

미래보단 지금이 더 행복하다.

 

그 미래 어느 날 보다

현재, 지금이 가장 젊고

에너지가 많고

제일 괜찮은 순간이다.

 

미래에서 보는 현재의 나를 생각하며

힘을 내고

용기를 내서

바로 지금을 살아보자!

 

 

"문학에 어떤 역할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언어의 그물로 엮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학은 혼란으로 가득한 불가역적인 우리 인생에 어떤 반환의 좌표 같은 것을 제공해줍니다.
문학을 통해 과거의 사건은 현재의 독자 앞에 불려오고, 지금 쓰인 어떤 글을 통해 우리는 미래를 예감합니다."

 

 

 

"이제 우리도 알게 되었습니다.
완벽한 회복이 불가능한 일이 인생에는 엄존한다는 것,
그런 일을 겪은 이들에게는 남은 옵션이 없다는 것,
오직 '그 이후' 를 견뎌내는 일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 북갈피는

'아이를 찾습니다' 에피소드를 나타내는 가장 바람직한 문장입니다.

 

상처는 아물 수 있어도

상처나지 않았던 상태로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완벽한 회복은 없고

덮어놓거나

연고만 바른 채

시간이 지나

살이 아물었을 뿐

 

그 떄의 상처, 아픔, 고통의 감정과

흉터가 남아있습니다.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죠.

 

이걸 떠오르지 않게 하고,

떠오르더라도 그 때의 기억과 감정을 넘기는 것.

 

견뎌내는 것.

 

말은 쉽지만

이 책의 '아이를 찾습니다' 를 보니

정말 고통스럽고 견디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와 동시에

실제 애써 누르고 견뎌내시는 분들

정말 대단하고 경이롭다고 느낍니다.

 

힘내세요.

 

 

 

"깊은 상실감 속에서도 애써 밝은 표정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세상에 많을 것이다.
팩트 따윈 모르겠다.
그냥 그들을 느낀다.
그들이 내 안에 있고 나도 그들 안에 있다."

 

깊은 상실감 속에서도 애써 밝은 표정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들.

 

그들을 보게 되었고,

그들의 심정이 어떤지,

그들이 어떻게 살았고, 살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독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집필한 소설 모음책이 아닐까 싶네요.

 

 


김영하 작가님의 팬심이 (더욱) 깊어지는 책이었습니다.

 

 

 

긴 저의 북갈피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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