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쁘

[북갈피] 살인자의 기억법 - 살인의 기억이 없어진 살인자의 회상. 본문

나의 갈피/북갈피

[북갈피] 살인자의 기억법 - 살인의 기억이 없어진 살인자의 회상.

메이쁘 2022. 9. 4. 13:52

안녕하세요.

 

지금까지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인상깊은 구절,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따로 메모하거나 표시하지 않다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내용 뿐 아니라 지금까지 어떤 책을 읽었는지 잊게 된다는 것입니다.

 

더이상 이렇게 느끼지 않기 위해 책을 읽고 담아두고 싶은 갈피를 작성해두려고 합니다.

물론, 주관적인 느낌대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적기 때문에

개개인마다 받아들임의 차이가 있고, 생각의 차이 또한 있기에 강요하지 않는 점 이해 바랄게요.

 

저의 북갈피를 보러 와주신 분들께 감사인사 드리면서,

시작하겠습니다!


살인자의 기억법

저자: 김영하

 

개인적인 평점
★★★★★
5 / 5

 

 

살인자의 기억법 : 네이버 도서

네이버 도서 상세정보를 제공합니다.

search.shopping.naver.com

 

무서운 건 악이 아니요. 시간이지.
아무도 그걸 이길 수가 없거든.

 

 

사고 싶었던 책이 있어

집 앞에 있는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렸는데,

알고보니 이 지점에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문득

김영하 작가님의 책들을 읽어보고 싶단 평소 생각이 떠올라

영화화되고 어렴풋이 영화를 봤었던

 

'살인자의 기억법'

 

책이 떠올라서 냉큼 찾아 구매했습니다.

 

설경구 배우가 명연기를 펼쳤던 영화.

전체적인 줄거리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설경구 배우의 눈빛과 연기만은 기억에 또렷하게 남아있었기에

 

책으로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역시나 책 또한

독백 어조가 많고,

70대 남자 노인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더군요.

 

그렇다보니

전체적인 스토리 흐름이나 상황판단 또한

알츠하이머 노인의 시점과 생각으로밖에 볼 수 없었고,

독자들 또한 판단과 이해를 하는 데 있어 단편적인 부분만 알게 됩니다.

 

이런 방식의 스릴러 / 범죄 는

후반부로 갈수록 전개가 빨라지고, 분위기도 급박하게 진행됩니다.

 

 

그리고 반전을 선사하죠.

 

 

이 책 또한

영화와는 다른 결말로 진행되더라구요.

(제가 영화의 결말은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더 이상은 스포라서

여기서 적진 않겠습니다.

(북갈피, 독후감이지만 전체공개를 했기 때문에..)

 

 

김영하 작가님은

정말 이해하기 쉽게 집필하십니다.

 

이따 북갈피에서 다시 얘기하겠지만

읽으면서 나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살인마 70대 노인 김병수' 가 된 것 같았습니다.

 

그만큼 주인공의 독백과 대화에 몰입했고,

'정말 이런 상황이면 나도 이렇게 했겠구나' 싶을정도로

작가님이 문장, 단어 하나하나 잘 사용했습니다.

 

 

저도 반전을 듣고나서

맨 뒤 문학평론가님의 해설을 보고나서

놓친 단서들을 복기했습니다.

 

이런 단서들을 놓쳤던 이유는

'알츠하이머' 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기억이 왔다갔다 하시고, 어제 일도 기억을 못하시니 헷갈리신건가보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었죠..ㅎㅎ

 

 

결론은

 

책 제목 뿐 아니라

내용도 인상깊었고,

잘 읽혔을 뿐더러

깔끔한 스토리였던

기억에 오래남을 책

 

이었습니다.

 

(소설이니만큼 북갈피는 몇 개 없네요 ㅎㅎ)

 

 


수치는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것이다.

죄책감은 기준이 타인에게, 자기 바깥에 있다. 남부끄럽다는 것.

죄책감은 있으나 수치는 없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타인의 처벌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수치심과 죄책감의 차이를 잘 설명했다고 생각해서 북갈피를 꽂아봤습니다.

 

수치는 내가 생각했던 기준과 지금 상황이 달라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경우

죄책감은 남들이 생각하던 잘못(죄라고 하죠?) 을 하여 남들이 봤을 때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경우

 

 

경중을 따질 수 없지만

 

둘 다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기에

 

이렇게 사람들끼리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만약 살인이란 행동에 대해

수치심도, 죄책감도 없다면..

 

 

 

"그러나 감히 말하건대, 만약 이 소설이 잘 읽힌다면, 그 순간 당신은 이 소설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이다."

 

 

위 리뷰에도 적었습니다만..

 

김영하 작가님이 잘 집필하셨기도 했고,

노인의 독백이 자연스럽고 정감있게 읽혔고..

어르신들 특유의 유머코드도 저랑 맞아서 그런지

피식피식했습니다..

 

근데 잘못 읽고 있다니요!

 

문학평론가님!

 

 

아아.. 이어서 읽어보니

빠르게 읽히도록 한 것은

반전의 극대화를 위해 정교하게 설교한 장치 였다.. 라는거네요?

 

그렇게 노렸다면 작가님

성공입니다.

 

 

"성숙한 남성은 달콤한 결말에 집착하거나 안달하지 않고 쓰디쓴 결말에 좌절하거나 원한을 갖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권태와 무기력에 빠지지도 않는다."

"어리숙한 남자들만이 혼자서 심각한 체하다가 미끼에 속아서 뭔가를 잔뜩 기대하며 부풀어놓고는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화를 내며 인생을 저주하다가 얼마 안 가 다시 미끼를 문다."

"인생은 우리에게 그저 섬뜩하거나 짓궂은 농담을 던질 뿐이다.

인생은 농담을 던지고, 남자는 웃음으로 응수한다.

순수하게 유쾌하지만은 않은 그 웃음을 웃을 수 있는 자가 성숙한 남성이다."

 

 

주인공 김병수는

냉철하고 잔혹한

어떻게 말하면 성숙한? 남성이었지만

 

알츠하이머라는 병으로

겉은 어리숙해졌습니다.

 

하지만 속(생각)은

더욱 성숙해졌죠.

 

음...

 

주인공 김병수를 떠나서

어리숙 / 성숙의 차이 표현이 인상깊어서 갈피해봤습니다.

 

인생 전반의 사사로운 결과에 대처하는 자세의 차이

가 아닐까 싶네요.

 

무뎌질수록

성숙해지는걸까요?

 

 


김영하 작가님의 팬심이 깊어지는 책이었습니다.

긴 저의 북갈피를 들여다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상입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