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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갈피] 여행의 이유 - 우리는 모두 여행자이며, 타인의 신뢰와 환대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메이쁘 2022. 5. 11. 00:56

안녕하세요.

 

지금까지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인상깊은 구절,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따로 메모하거나 표시하지 않다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내용 뿐 아니라 지금까지 어떤 책을 읽었는지 잊게 된다는 것입니다.

 

더이상 이렇게 느끼지 않기 위해 책을 읽고 담아두고 싶은 갈피를 작성해두려고 합니다.

물론, 주관적인 느낌대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적기 때문에

개개인마다 받아들임의 차이가 있고, 생각의 차이 또한 있기에 강요하지 않는 점 이해 바랄게요.

 

저의 북갈피를 보러 와주신 분들께 감사인사 드리면서,

시작하겠습니다!


여행의 이유

저자: 김영하

 

개인적인 평점
★★★★★
5 / 5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740358 

 

여행의 이유

여행이 내 인생이었고, 인생이 곧 여행이었다!여행의 감각을 일깨우는 소설가 김영하의 매혹적인 이야기 『여행의 이유』. 꽤 오래전부터 여행에 대해 쓰고 싶었던 저자가 처음 여행을 떠났던

book.naver.com

 

 

예전부터 이름만 알던 작가님이셨는데,
'알쓸신잡' 예능에 출연한 모습을 보고 계속 '김영하 작가님의 책을 읽어봐야겠다' 생각만하고 미루다가 지금에서야 발견하고 읽게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몇 번이고 읽고 싶을만큼 좋은 책이었습니다.

 

1) 잘 읽히고

2) 표지 일러스트도 취향저격이고

3) 여행이란 주제를 실제 여행다닌 경험과 함께 잘 표현해주셨고

4) 적절하고 재밌는 비유와 사례, 신화를 들어주시고

5) 단어선택과 문장 구성이 흠잡을 게 없고 깔끔했다.

 

 

거의 절반 정도 책갈피로 담고 싶었지만, 엄선해서 선택했습니다.

 

이마저도 딱히 코멘트를 달 게 없이 문장 자체로도 의미전달이 되었고,

한 문장이 아닌 문단 자체를 책갈피로 담은 부분이 많았습니다.

 

 

지금 제 나이가 어린 나이일수도, 이젠 사회인의 영역에 깊이 담겨있는 나이일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무언가에 도전하거나

여행을 불쑥 다닐만큼 시간적인 여유도 없어졌습니다.

 

혼자 여행을 간 적이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저는 지레 겁을 먹거나, 두려워서 나서질 않았었습니다. 혼자 여행도 마찬가지구요.

익숙함과 안정감을 선택했었고,

지금와서야 어린 시절에 이런 걸 선택했던 제 자신이 조금은 후회스럽습니다.

 

김영하 작가님은 나이에 상관없이(어릴때나, 지금이나) 여행이 일상이 되신만큼 많은 여행 경험이 있으신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식견이 넓고, 경험이 다양하며

그 이상으로 깊이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혼자든 여럿이든

여행을 자주 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떻게 해서든간에.

 

 

김영하 작가님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ㅎㅎ

 


"소설을 쓰는 것이 한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라 믿었던 때가 있었다. 어린아이가 레고를 가지고 놀듯이 한 세계를 내 맘대로 만들었다가 다시 부수는, 그런 재미난 놀이인 줄 알았던 것이다.
그런데 아니었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마르코 폴로처럼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여행하는 것에 가깝다.
우선은 그들이 '문을 열어주어야' 한다.
처음 방문하는 그 낯선 세계에서 나는 허용된 시간만큼만 머물 수 있다.
그들이 '때가 되었다'고 말하면 나는 떠나야 한다. 더 머물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또다시 낯선 인물들로 가득한 세계를 찾아 방랑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이해하자 마음이 참 편해졌다."

 

'살인자의 기억법'의 '작가의 말' 서두라고 합니다.

소설 하나하나마다 각기 다른 독자적인 세계가 있습니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그 세계 안에 들어가 머물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죠.

이야기가 끝나면, 그 세계에서 떠나야합니다.

 

마치 여행처럼.

평생 머무르는 고향, 일상이 아닌

잠시 들려서 놀다가는 여행처럼.

 

이렇게 각기 다른 세계를 여행하면서, 다른 세계를 찾아다니면서 쓰여지는 이야기가 소설입니다.

 

비유가 정말 좋습니다. 가슴을 울리네요..

 

 

 

"여행은 그런 우리를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로부터 끌어내 현재로 데려다놓는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또다시 어딘가로 떠나라고, 다시 현재를, 오직 현재를 살아가라고 등을 떠밀고 있다."

 

"미래는 포기하고 현재에 집중하자고 생각했고.."

"내가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 우리의 현재를 위협하는 이 어두운 두 그림자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진 페이지는 아니지만, 작가님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같아서 묶어봤습니다.

 

여행의 목적은 결국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오직 현재에 집중할 수 있어서 인 것 같습니다.

 

내가 이전에 어떻게 살아왔든,

앞으로 어떻게 살고자하든,

지금 여행온 이 순간의 나, 현재 여행을 즐기고 있는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여행을 가나봅니다.

 

 

 

"여행자와 마찬가지로 운전자는 일인칭이다."

 

위 일본의 코미디언 사례가 엄청 재밌고 인상깊어서 꼭 책갈피에 넣고 싶었습니다.

운전자는 자기자신이 운전하는 모습보다 자기가 운전하면서 보는 경치와 풍경을 더욱 보고싶어합니다.

(실제로 3인칭으로 볼 수도 없지만, 볼 수 있다한들 정면/측면의 바깥을 운전하면서 보는 것을 더 원하지 않을까요?)

 

여행도 3인칭으로 내가 여행하는 모습을 보고싶은 것 보다는

내가 여행하면서 사방을 둘러보고 다니고 싶어서이기 때문에.

 

인상깊고 한 번에 와닿았습니다.

 

 

"내 발로 다녀온 여행은 생생하고 강렬하지만 미처 정리되지 않은 인상으로만 남곤 한다.

일상에서 우리가 느끼는 모호한 감정이 소설 속 심리 묘사를 통해 명확해지듯, 우리의 여행 경험도 타자의 시각과 언어를 통해 좀더 명료해진다."

 

단순히 어디에 여행을 간다 한들, 그 장소(또는 도시, 나라) 전체를 둘러보고 온 것은 아닙니다.

그 때의 느낌과 감정은 가슴속에 남아있지만, 다른 사람과 대화하거나 또는 다른 사람이 해당 장소에 여행간 모습을 보며 내가 여행했던 경험이 구체화되서 명확하게 기억남습니다.

 

 

이후에도 나오겠지만,

 

예를 들어 이 책에서 설명해주는 여행을 읽으면서 내가 예전에 갔던 여행의 감정과 기억이 더욱 명료해지는 것.

내가 갔던 맛집을 누군가가 가서 먹으면서 설명해주면 내가 갔을 당시의 맛과 기억이 더욱 생생해지는 것.

 

이런 이유로 '독서도 중요하지만, 그만한 경험과 지식도 어느정도 필요한 거였구나.' 깨달았습니다.

둘 다 가지고있으면 얼마나 큰 시너지가 일어날까요? :)

 

 

 

"우리는 뭔가를 하거나, 괴로운 일을 묵묵히 견뎌야 한다. 여행자는 그렇지 않다. 떠나면 그만이다.

잠깐 괴로울 뿐,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는다. 그렇다.

어둠이 빛의 부재라면, 여행은 일상의 부재다."

 

정말 좋은 말입니다.

어둠이 빛의 부재. 빛이 없어야 어둠이 생기는 것처럼

여행 또한 일상이 아니어야 비로소 여행인 것입니다.

 

아무리 지금까지 지낸 곳과 180도 다르다고 한들

거주 목적으로 가면 일상이나 다름없죠..

 

여행은 어차피 돌아갈 일상이 있기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그저 행복합니다. 기분이 안좋아도 그것만으로도 지나고나면 좋은 추억으로 변하죠.

 

하지만 일상은 다릅니다.

문제가 생기면 솔루션이 필요하고,

아픔을 겪거나 슬픔을 느끼면 견뎌내야합니다.

분노를 느껴도 참아야하구요.

 

일상과 여행은 마치 낮과 밤처럼 공존할 수 없나보네요.

 

 

"인간은 왜 여행을 꿈꾸는가. 그것은 독자가 왜 매번 새로운 소설을 찾아 읽는가와 비슷할 것이다."

"우리는 이 안전하고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고 싶어한다."

"이는 곧 일상을 여행할 힘을 얻게 된다."

 

음.. 새로움이죠.

바로 위 예시처럼,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되는, 즉, 식견이 넓어지기 때문에.

그 넓어진 식견에 포함되지 않는 건 새로운 곳으로의 여행 뿐이기에.

 

새로움과 신선함.

 

책도 마찬가지일겁니다.

읽은 책 계속 읽으면 지루하고 재미없습니다.

 

새로운 책, 새로운 작가 일수록

다양한 세계와 스토리를 접하게 되고,

여행처럼 새로움과 신선함을 느끼며

식견이 넓어지는 것이죠.

 

이렇게 여행을 통해 일상을 여행할 힘을 얻습니다.

일상을 보내기 위해 여행이란 연료를 주입하는 것.

 

아이러니하죠? 마치 주객전도같이.

 

그런데

 

여행을 가기 위해 일상을 보내는 것 과

일상을 보내기 위해 여행을 가는 것

 

저는 후자를 선택하고 싶네요.

전자는 너무 하루하루 일상이 고될 것 같습니다.. ㅎㅎ

 

 

 

"자기 의지를 가지고 낯선 곳에 도착해 몸의 온갖 감각을 열어 그것을 느끼는 경험.

한 번이라도 그것을 경험한 이들에게는 일상이 아닌 여행이 인생의 원점이 된다."

 

위 책갈피와 동일한 문맥입니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그렇게 모두 여행자라고 생각하면 떠나보내는 마음이 덜 괴롭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환대했다면, 그리고 그들로부터 신뢰를 받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여행이 내 인생이었고, 인생이 곧 여행이었다.

우리는 모두 여행자이며, 타인의 신뢰와 환대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여행에서뿐 아니라 '지금, 여기'의 삶도 많은 이들의 도움 덕분에 굴러간다."

 

 

우리는 모두 여행자이며, 타인의 신뢰와 환대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포스팅 제목에도 적었지만, 너무 좋은 말입니다.

 

낯선 곳에 여행을 가서 생판 모르는 처음 보는 외국인에게 그 누구보다(같은나라 사람들) 많은 도움을 받은 경험.

그저 여행으로 방문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으로 환영해주고,

방문자 또한 환대를 받으며 환대해준 사람을 신뢰하는

 

때론 환대하고

때론 신뢰하는

 

우리는 모두 여행자입니다.

 

모두 이런 생각과 마음가짐이면

지구가 따뜻하고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

 

 

 


정말정말 좋았던 책입니다.

행복하네요.

여행가고싶습니다.

 

 

그랜트 카돈의 10배의 법칙 을 포스팅할 것 같구요.

 

고전띵작소설인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을 읽게되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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