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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갈피] 눈물 한 방울 - 그대가 흘린 마지막 눈물 한 방울이 가져다 준 기적.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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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갈피] 눈물 한 방울 - 그대가 흘린 마지막 눈물 한 방울이 가져다 준 기적.

메이쁘 2022. 9. 6. 07:54

안녕하세요.

 

지금까지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인상깊은 구절,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따로 메모하거나 표시하지 않다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내용 뿐 아니라 지금까지 어떤 책을 읽었는지 잊게 된다는 것입니다.

 

더이상 이렇게 느끼지 않기 위해 책을 읽고 담아두고 싶은 갈피를 작성해두려고 합니다.

물론, 주관적인 느낌대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적기 때문에

개개인마다 받아들임의 차이가 있고, 생각의 차이 또한 있기에 강요하지 않는 점 이해 바랄게요.

 

저의 북갈피를 보러 와주신 분들께 감사인사 드리면서,

시작하겠습니다!


마지막 눈물

저자: 이어령

 

개인적인 평점
★★★★★
5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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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이해한다는 건
인간이 흘리는 눈물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그 눈물방울의 흔적을 적어 내려갔다.

구슬이 되고 수정이 되고 진주가 되는 '눈물 한 방울'.
피와 땀을 붙여주는 '눈물 한 방울'.
쓸 수 없을 때 쓰는 마지막 '눈물 한 방울'.

 

 

 

제가 이전에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책을 접하고나서

마음 속에 선생님 / 스승님으로 모시고 있었습니다.


위 책 또한 여러 번 더 읽었구요.

그러다가 기억 한 켠으로 잠시 밀어두고 지냈는데..

 

위 책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보였습니다.


올 해 2월 경 부고의 소식을 접했었는데,
선생님 모습이 책표지에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ㅎㅎㅎ


이 책은 이어령 선생님이 돌아가시기 전 2019년 ~ 2022년 동안

힘겹게 병마와 싸우시는 와중에 노트에 기록해둔 내용을 정리했더라구요.

 

이전 책의 잔향이 남아있는 지금 새로운 가르침을 받고

하루하루를 문학적으로 어떻게 표현하셨을지 궁금증도 커져서 바로 구매했습니다.

 

한 페이지, 한 문장 빠트릴 것 하나 없지만

모든 문장을 북갈피에 꽂을 순 없기에..

책은 여러 번 읽어보면 되지만 북갈피는 그중에서 엄선해야하므로

추리고 추려서 작성하려합니다.

 

이 책도 인생책 리스트에 들어가겠군요 후후

찐막책이네요..


가슴뭉클하면서 표현방법에 대해 놀라고 감명받은

한 줄 한 줄 놓치지 않기 위해

천천히, 꼼꼼히 읽어내려갔던 책

 

이었습니다.

 


"자신을 위한 눈물은 무력하고 부끄러운 것이지만 나와 남을 위해 흘리는 눈물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인간을 이해한다는 건 인간이 흘리는 눈물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흘리는 눈물.

나와 남을 위해 흘리는 눈물임을 이해하는 것.

 

진정으로 내 자신과 남을 위해 울어줄 수 있을까?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그런 사람이 곁에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세상에 절대란 말은 없다.

단 한번 쓸 수 있는데, '절대란 말은 절대로 없다.' 고."

 

"alone = all one.

'사이'는 너와 나 사이의 빈칸에 있다.

내가 너에게 네가 나에게 오지 말고 이 빈칸에서 만나자.

한가운데, 그 사이에서 만나려면 힘이 든다.

나도 너도 아닌 그 사이에 네가 있고 내가 있다."

 

'절대란 말은 절대로 없다.'

 

'사이' 는 너와 나 사이

나도, 너도 아닌 그 중간에 나도 있고 너도 있는 공간.

 

 

 

"오래 산 사람을 늙다고 하고(늙었다고)

오래 쓴 물건을 낡다고 한다(낡았다고).

사람과 물건이 다르다는 뜻이다."

 

"물건은 죽을 수 없다. 산 적도 없었으니까.

생명은 부서지지 않는다."

 

"그 말 하나로 늙은이는 안심해도 좋다.

낡은 게 아니라 늙은 것이다."

 

생명은 늙을 수는 있지만, 낡을 수는 없다.

 

하지만 정신과 생각은 낡을 수 있지..

 

오래 된 생각과 가치관을 고집하는 것.

'다름' 이 아닌

'틀림' 을 주장한느 것.

 

이는 자칫 잘못하면

쉽게 부서질 수 있는 사람.

 

 

 

"경험은 점이다. 점과 점을 이어야

비로소 지식은 창조로 변한다.

점을 연결하라. 선이 될 것이다. 멈추면 선분이 된다.

끝없이 선을 움직여 원방각(ㅇㅁㅅ)을 만들어라.

선의 질주가 끝나면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간다."

 

우선,

경험이 많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쌓은 경험들을 토대로

이리저리 연결하고 참조하면서

창조하는 것.

 

 

 

"그리움이 없었다면

잃어버린 시간은

시간의 공허는

무엇으로 채우나.

 

오늘 그 공허로 하여

그림을 그린다.

모든 것들 그리워한다.

그리다는 그림이고 그리움이다."

 

지나간 시간은

언제든 그리워할 수 있기에

잃어버린 것이 아닌

지나간 것.

 

그린다는 건

그림을 그리는 것과

그리움.

 

 

"나는 어렸을 때 죽음을 알았고

나는 늙었을 때 생(탄생)을 알았다.

거꾸로 산 것이다."

 

모래시계.

모래가 다 흐르면 뒤집어서

새로운 시간을 시작한다.

 

다시 그 모래가 다 차면

뒤집어서

시간을 이어간다.

 

어릴때는 죽음에 대해 알게 된 이후부터

죽기 싫어하며 살고자 하였다.

 

나이가 들어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있음을 느끼는구나.

 

 

 

"MEMENTO MORI. 죽음을 생각하라는 말이다.

늙어서 죽음을 알게 되면 비극이지만 젊어서 그것을 알면 축복인 게다."

 

"생이 자라면 죽음도 자란다.

생이 죽으면 죽음도 죽는다.

죽음이란 죽음의 죽음."

 

메멘토 모리.

너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해라.

 

항상 죽음을 생각하라.

죽음을 알기에

생을 더 가치있고 행복하게 만들어가는 것.

 

 

 

"삭풍보다 무서운 채찍의 아픔 속에

팽이는 얼음장 위에서도 돌아간다.

 

아픔이 팽이를 살린다.

채찍이 멈추면 팽이는 솔방울처럼 떨어져 죽는다.

 

살려면 아픔이 있어야 한다고 외치면서

오늘 핑판 위에서 나는 회전한다."

 

예전에 가지고 놀던 팽이.

처음엔 힘으로 돌리지만

이후부턴 만질 수 없기에

채찍질을 하며 회전시킨다.

 

아픔을 주면서도

아픔이 없으면 멈춘다는 것을 알기에

계속 채찍질을 한다.

 

삶에는 고통이 어느정도 있어야 한다.

고통이 없으면 그 삶은 의미가 없어질 뿐 아니라

곧 죽음을 의미하기에

우리 모두 아픔을 하나둘 씩 가지고

아픔을 견뎌내며

삶을 살아간다.

 

 

 

"사람들은 모른다.

돈이 천하고 더러운 것이라고 하지만

물건의 가치 척도만이 아니라 고결한 정신의 척도에서도 그렇다는 것."

 

"그 사람을 위해 돈을 써보면 안다.

그 돈이 아깝지 않다는 건

그 사람을 정말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나를 위해 쓰는 돈이 아깝지 않듯이

너를 위해서 쓰는 돈이 아깝지 않다면

나는 너를 사랑하는 것이다."

돈이 아깝지 않다는 건

그 사람을 정말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

 

단,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적당히!

 

아무리 사랑한다고 한들

빚내고 절도하며

돈을 만들어 쓸 수는 없지 않은가.

 

 

 

"옛 책 생각이 나 꺼내 읽다가

눈물 한 방울

너도 많이 늙었구나(낡았구나)."

 

"나는 늙고 너는 낡고"

 

"옛날 읽던 책이 생각나 다시 읽으면, 그 뜻이나 이야기들이 많이 변해 있다.

책도 청춘이 있었구나.

같은 글인데도 시간이 흐르면 주름과 저승꽃 같은 반점이 생긴다."

 

책도 청춘이 있다는 말

너무 표현이 아름답습니다.

 

아무리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듯이

 

책 또한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명작은 명작으로 남아있을 수 있죠.

 

어린왕자,

동물농장,

데니안 등..

 

 

"'거의' 라는 말이 좋다.

'거의' 다 왔어. 지루한 기차(완행 같은 것) 안에서 영등포역을 지날 때가 제일 즐겁고 기대감이 컸던 기억."

 

"완성 직전.

화룡점정의 점 하나 찍기 직전의 기쁨과 짜릿함.

그 비어 있는 마지막 공간이 있을 때, 삶은 새벽별처럼 빛난다."

 

등산할 때나

무엇을 열심히 오래 할 떄

 

가장 듣기 좋고

힘나는 말.

 

'거의 다 왔(했)어!'

 

없던 힘도 만들어

조금 더 지속시켜주는 말.

 

 

 

"무릎에는 세 가지 흉터가 있다.

1) 따로 서는 연습하다 넘어졌을 때

2) 세발자전거 타다 두발자전거 배우다 넘어졌을 때

3) 첫사랑하다 넘어졌을 때."

 

이 세 가지 흉터가 있어야 비로소 어른이 된다."

 

 

 

"사적 공간이면서도 막상 어떤 개인도 소유할 수 없는 공적 공간,

이 아이러니 속에서 탄생되는 낙서 역시 가장 은밀한 것이면서도,

공개된 벽보와 같이 노출되어 있다."

 

사적 공간이면서도 공적 공간.

이걸 뒷간(화장실) 을 예시로 들었다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문잠글 때는 내공간이지만

문열고 나가고 나서부턴 누구의 공간.

 

 

 

"한 발짝이라도 걸을 수 있을 때까지 걷자.

한 호흡이라도 쉴 수 있을 때까지 숨 쉬자.

한 마디 말이라도 할 수 있을 때까지 말하자.

한 획이라도 글씨를 쓸 수 있을 때까지 글을 쓰자

마지막까지 사랑할 수 있는 것들을 사랑하자.

 

돌멩이, 참새, 구름, 흙 어렸을 때 내가 가지고 놀던 것,

쫓아다니던 것, 물끄러미 바라다본 것.

그것들이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었음을 알 때까지 사랑하자."

 

마지막까지 사랑할 수 있는 것들을 사랑하자.

 

선생님께서 이 기록을 하시면서

 

가히 상상조차 못하는 고통을 견뎌내며

조금이라도

하루라도 더 살아보자는 다짐, 열의가 보입니다.

 

 

 

"그래도 내 몸을 받아줄 빈터인 줄 아오니

여백만큼 살게 하소서.

시인의 기도였으면 좋겠는데

환자의 말에는 모두가 소독 냄새가 납니다."

 

시인의 기도였으면 좋겠는데

환자의 말에는 모두가 소독 냄새가 납니다.

 

이 멘트..

너무 감명깊습니다.

 

환자들이 더욱 간절하게 기도하죠.

수술받고, 치료받으면서 몸에 배인 소독 냄새.

 

 

 


이어령 선생님의 노트.

 

그 노트에는 인생관과

매일 죽음과 일각을 다투면서 느낀 생각과 철학을

문학적으로 표현해주셨기에

제가 평생 지키고 가져갈 책이 되었습니다.

 

 

긴 저의 북갈피를 들여다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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